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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씨의 개발이야기
사람이 존엄하다는 것을 용이 놈은 잘 알고 있지요. 그놈이 글을 배있더라면 시인이 되었을 게고 말을타 고창을 들었으면 앞장셨을 게고 부모 묘소에 벌초할 때마다 머리카락에까지 울음이 히고 여인을 보석 으로 생각하는, 그렇지요. 복 많은 이 땅의 농부요.토지2권, 5장풋사랑 중에서..냉혹하기 그지없어보이는 최치수가 용이에게 갖는 애틋함이 신기하고도 앞으로가 궁금해지는 대목이었다나는 누구든 사람을 보면 소나무에선 솔 냄새가 나고 느릅나무에선 구린내가 나고 계피나무에선 맵싸한 향기가 나듯이 단박에 그 사람의 냄새를 알 수 있습니 다. 나쁜 사람, 좋은 사람 그런 얘기는 아니고요. 사람의 청이 있느냐 없느나..아무리 남에게 좋계 보여도 정이 없는 자는 거짓말쟁이입니다. 네, 거짓말쟁이입니다. 자 신운 슬프게 생각..
1부의 격랑 같은 전개가 끝나고 2부에 접어드니 분위기가 조금 달라진 느낌...인물들이 각자 흩어져 낯선 땅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지만 그 안에서도 여전히 시대의 무게는 무겁게 느껴지는 거 같다읽으면서 역시나 가장 인상 깊었던 건 ‘작은새의 죽음’ 장면작고 연약한 존재가 아무 이유 없이 짓밟히는 모습이 마음에 오래 남았다. 단순한 사건이 아니라 그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을 은유하는 장면 같아서 더 먹먹했다.이제 점점 인물들의 감정선이 더 깊어지고 이야기 속 여운도 훨씬 진해진 느낌이다.
인물도 시대도 더 깊어지다토지 1부도 어느새 4권.최서희가 조준구의 권력에 맞서 곳간을 열어 주민들에게 곡식을 나눠주는 장면은 그녀의 성장과 결단을 보여주는 중요한 순간이다. 봉순이 간도로 떠나는 길상에게 마지막으로 마음을 전하려다 거절당하고, 결국 혼자만의 길을 선택하는 장면에서는 인간 관계의 복잡성과 개인의 선택에 대한 깊은 여운을 남긴다. 처음엔 복잡했던 인물들이 이제는 하나하나 눈에 익고, 그들의 사연이 마음에 스며든다.사람들의 욕망과 갈등, 시대의 그늘이 점점 더 짙어지면서 읽는 내내 마음이 묘하게 흔들렸다.누구 하나 쉽게 미워할 수도, 온전히 좋아할 수도 없는 이야기.그저 그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치열한 삶이 담담하게 그려질 뿐인데, 그게 더 뭉클하다.